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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선언 ‘삼성 2030년 시스템반도체 1위 달성’ 위해 TSMC는 넘어야할 산
3나노 양산 본격 개시 누가 먼저 하느냐와 기술전략의 차이가 승패 좌우 전망

전세계 파운드리 업계 1위를 고수하려는 TSMC와 이를 뛰어넘으려는 업계 2위 삼성전자의 반도체 경쟁이 3나노미터(3㎚·1㎚는 10억분의 1m) 초미세공정으로 번지고 있다. 삼성전자가 TSMC에 앞서 3나노 기술 개발을 마쳤지만, TSMC가 삼성보다 먼저 양산 공정을 도입한 것이다. 다만 두 회사는 3나노 공정에 각기 다른 기술 전략을 도입하기로 해 이의 성패에 따라 초미세공정 반도체 시장 승자의 향배가 갈릴 전망이다.

 

최근 대만 디지타임스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TSMC는 지난 25일(현지시각) 타이완시 남대만과학공원(STSP)에서 3나노 팹(공장) 완공을 기념하는 행사를 열었다. 앞서 TSMC는 이 3나노 공장에 28조원을 투입하고, 4000명의 인력을 보강하는 등의 3나노 양산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

TSMC는 이 팹에서 내년부터 3나노 반도체를 시험 생산하고, 2022년 하반기 3나노 반도체의 양산에 들어간다는 방침이다. 월 5만5000장의 웨이퍼 생산을 시작으로 향후 양산 규모를 월 10만장까지 늘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반도체는 나노 단위의 광원으로 정밀한 회로를 그리는데, 이 광원의 굵기가 가늘수록 반도체의 성능과 전력효율은 높아진다. 현재 광원의 크기를 10나노 이하로 해 반도체 양산에 나선 회사는 전 세계에서 TSMC와 삼성전자가 유이(唯二)하다. 두 회사는 이미 5나노 공정으로 만들어진 반도체를 고객사에 납품하고 있다. 5나노는 머리카락 굵기(0.1㎜)의 5만분의 1에 불과하며, 3나노는 이보다 더 작은 크기다. 3나노 공정으로 제작된 반도체는 5나노 반도체보다 칩 면적이 35% 작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3나노 반도체는 인공지능(AI), 5G(5세대) 통신, 자율주행차, 클라우드 컴퓨터 등 처리해야 할 정보량이 많고, 처리 속도가 중요한 분야에 적용될 것으로 전망된다. 애플, 화웨이, 구글, 엔비디아 등이 3나노 반도체의 주요 잠재 고객으로 꼽힌다.

삼성전자는 TSMC보다 먼저 3나노 양산 계획을 발표했지만, 2022년 양산을 시작한다고만 했을 뿐 설비 등과 관련한 구체적인 사실은 알리지 않았다. 업계는 누가 먼저 양산을 하느냐가 초미세공정 경쟁의 승패를 좌우하는 관건이 될 것으로 본다. 이런 상황에서 양산에 필수적인 설비를 먼저 갖춘 TSMC가 삼성전자에 근소하게 앞서갈 것으로 업계는 판단한다.

초미세 파운드리 제품을 생산할 삼성전자의 평택 2라인./삼성전자 제공

다만, 두 회사의 기술 전략은 갈린다. 삼성전자는 3나노 공정에 GAA(Gate All Around) 기술을 적용하고, TSMC는 기존 공정에 사용한 핀펫(FinFET)을 그대로 유지한다. 반도체의 구성을 이루는 트랜지스터는 전류가 흐르는 ‘채널’과 채널을 제어하는 ‘게이트’로 구분되는데, GAA는 채널의 4면을 게이트가 둘러싸는 구조다. 이 덕분에 전류 흐름을 보다 세밀하게 제어하는 등 채널 조정 능력이 극대화되는 효과를 누린다.



핀펫의 경우 게이트와 채널이 3면에서 맞닿아 초미세공정에서는 다소 불리한 기술로 알려져 있다. TSMC는 2나노 공정부터 삼성과 같은 GAA를 도입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영우 SK증권 연구원은 "GAA로 3나노부터는 삼성이 TSMC 대비 기술적 우위를 점할 것"이라며 "TSMC의 2나노 GAA는 삼성의 3나노 GAA 공정 2세대와 실질적인 성능이 비슷할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도현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파운드리 공정 경쟁력은 TSMC가 삼성전자보다 높지만, 5나노에서는 근접한 수준에 이르고, 3나노부터는 삼성의 경쟁력이 더 높아질 것"이라고 했다.

핀펫과 GAA의 구조·기술적 차이를 나타낸 그림./삼성전자 제공

올 3분기 기준 파운드리 업계는 점유율 53.9%의 TSMC가 압도적인 1위다. 그 뒤를 17.4%의 삼성전자가 쫓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2030년 메모리·시스템반도체 통합 1위를 달성한다는 목표를 제시했는데, 이를 위해선 TSMC를 파운드리에서 반드시 추월해야한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공정 기술을 먼저 개발한 만큼 TSMC가 설비를 먼저 도입했다고 해도 삼성 역시 3나노 양산 시점을 당길 수 있다"며 "결국 양산 만이 차세대 반도체 시장의 물량을 선점할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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